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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부라야 프로와 더불어 특촬물의 산실이라 불리는 토에이사. 우리에게는 드래곤 볼이나 슬램덩크, 미소녀전사 세일러문등의 에니메이션 제작사로 알려져 있지만 가면라이더 시리즈로 대표되는 작품들은 현재까지도 제작되고 있을 정도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축적한 회사이다. 그러나 가면라이더 시리즈는 솔직히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물론 미국에서도 방영이 되었고, 국내에서도 필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전대물에 비하자면 새발의 피나 다름없다.
꽤 지난 이야기이고 다 아는 이야기지만 국내에서 드래곤 볼과 함께 후뢰시맨이 엄청난 인기를 누린적이 있었다. 그 후뢰시맨이 바로 전대물이고 원제는 '초신성 프래시맨'이다. 최근까지 방송을 통해 비록 미국인이 등장하지만 전대물이 방송되었고, 국내에서도 같은 포맷의 전대물(3명이 나오지만)을 자체 제작하여 방송하고 극장용으로까지 제작하였으니 우리에게도 상당히 익숙한 장르일 것이다.

전대물의 기본은 5명의 주인공이 각자 5가지 색깔의 옷을 입고(대부분 빨강, 파랑,노랑,분홍,녹색이다)싸우다가 적이 거대해지면 자신의 전용기로 거대로봇으로 합체하여 적을 물리친다는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합체하거나 합체한 후라도 처음부터 필살기를 사용하면 될 텐데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또한 가끔 주인공의 숫자가 3명이라든지 하는 식으로 변화를 꾀하지만 기본적인 포맷은 전혀 변함이 없다.

또한 제 1화와 최종화를 제외하고 이러한 포맷은 반복된다. 보통 전대물의 경우 50화 이상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가면라이더나 울트라맨 시리즈의 경우 몇작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년 정도가 방영기간이다) 몇 개월 단위(보통 쿨이라고 하는데 3개원 정도를 1기로 잡는다. 작품의 화수로는 13~15화정도? 애니메이션을 몇 기로 나눌 때도 통상 이것을 기준으로 한다)마다 나타나는 공식도 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전대물의 포맷에 대해서 유치하고 뻔한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머천다이징이라고 하는 일본애니메이션 혹은 특촬물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두고 상업주의라고 비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필자의 경우는 약간 생각을 달리하는 편이다. 반드시 특촬물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TV 시리즈물의 한계는 방송시간이라고 하는 시간적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에 제작비를 절감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많은 제작비가 투여되는 작품도 있지만 어린이들을 주 시청자 층으로 하는 특촬물에 거액의 제작비를 투입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테츠카 오사무의 폐해로 지적되는 TV 애니메이션 제작에 있어 터무니없이 값싼 제작비 책정은 특촬물 제작에 있어서 스폰서라고 하는 상업적 매체와의 결합을 만들 수 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이다. 이러한 머천다이징의 시작을 가면라이더 시리즈라고 한다면 전대물 시리즈는 머천다이징의 최대표현이라고 한다면 위에서 설명한 그러한 포맷이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대물 시리즈는 1975년 4월부터 1977년 3월까지 방송된 '비밀전대 고레인져'에서부터 시작된다 .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작품의 원작자가 이시노모리 쇼타로 라는 점이다. 그는 가면라이더의 원작자 이기도 한데 이 사실은 미디어믹스의 전형을 전대물 시리즈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이미 전대물 시리즈의 모든 포맷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각자 개인적인 컬러링을 통해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는 것은 당시 거의 완전히 보급된 컬러TV의 힘 때문이기도 하다. 보통 전대물 시리즈에는'~전대'라는 제목이 붙는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시리즈의 첫 번 째 작품인 비밀전대 고레인져에서 현재까지 23편 정도의 시리즈가 방영되면서 그렇지 않은 경우는 2편 정도 밖에 없다.

일단 여기에서는 그러한 것까지도 전대물 시리즈에 포함시켜서 이야기하기로 하겠다. 시리즈의 두 번 째 작품은 1977년에 방영된 잭커전격대로 역시 원작자는 이시노모리 쇼타로이다. 이 작품은 약간 특기할만한 작품인데 보통 전대물 시리즈가 한 작품당 적게는 48회에서 많게는 53회까지 방영되는 것에 비해 전 35회로 종영되었다. 이것은 이미 앞에서도 서술한 것처럼 애니메이션 붐이 시작되면서 애니메이션 이외의 장르의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인기의 하락인 것으로 생각된다.

어 쨌건 시리즈는 이후 세 번째 작품인 1979년의 배틀피버J, 4번째 시리즈로 1980년에 방영된 전자전대 덴지맨, 5번째 시리즈로 1981년 방영된 태양전대 선발칸, 6번째 시리즈로 1982년 방영된 대전대 고글파이브, 7번째 시리즈로 1983년 방영된 과학전대 다이나맨, 8번째 시리즈로 1984년에 방영된 초전자 바이오맨, 9번째 시리즈로 1985년 방영된 전격전대 체인지맨, 10번째 시리즈로 1986년에 방영된 초신성 프래시맨, 시리즈 11번째 작품으로 1987년에 방영된 광전대 마스크맨, 시리즈 12번째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에 방영된 초수전대 라이브맨, 시리즈 13번째 작품으로 1989년에 방영된 고속전대 터보레인져, 시리즈의 14번째 작품으로 1990년에 방영된 지구전대 파이브맨, 15번째 작품으로 1991년에 방영된 조인전대 젯트맨, 16번째 작품으로 1992년 방영된 공룡전대 쥬레인져, 17번째 작품으로 1993년 방영된 오성전대 다이레인져, 18번째 작품으로 1994년 방영된 닌자전대 카쿠레인져, 19번째 작품으로 1995년 방영된 초력전대 오레인져, 20번째 작품으로 1996년에 방영된 격주전대 카레인져, 21번째 작품으로 1997년에 방영된 전자전대 메가레인져, 22번째 작품으로 1998년에 방영된 성수전대 깅가맨, 23번째 작품으로 1999년에 방영된 구급전대 고고파이브, 그리고시리즈의 최신작인 24번째 작품으로 현재까지 방영중인 미래전대 타임레인져 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계속 되고 있다.

(아마 이글을 쓴시기가 타임렌쟈가 나오는걸로보아 2000년도에 쓴글 같음)


우 리가 가끔 TV를 통해 볼 수 있는 "~레인저"시리즈들 모두 위에서 열거한 작품들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들이다. 그 가운데 공룡전대 쥬레인져는 미국에서 파워레인저(원제는 Mighty Morphin Power Rangers)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고 성공을 거두었다 . 이미 고지라 역시 배우들이 등장하는 장면만 미국인으로 교체하여 미국판으로 진출해 성공을 거둔적이 있었는데 파워레인져 역시 특촬 장면은 원본의 장면을 사용하되 맨 얼굴의 배우들이 등장하는 부분만 재촬영을 통해 인기를 끌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인종이 섞여있는 미국의 특성에 맞게 주인공들 역시 다양한 인종을 포괄하게 되었다.

파워레인저 이후 우리에게도 소개된 미국판 전대물은 파워레인저의 방식을 인용하면서 일본판의 특촬장면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미국 제작사측에서 일본측과의 협조로 자체 제작하게 되었다. 이러한 미국에서의 전대물에 대한 인기는 1995년 극장판 파워레인저를 제작하기에 이르렀고 같은 시즌에 개봉된 디즈니의 포카혼타스를 누르는 흥행기록을 세웠다. 파워레인저의 대대적인 성공 이후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특촬물을 포함한 기타 작품들이 그 동안 매니아들 층에서 대중적이 인기를 누리게 되었고 지금의 포켓몬 열풍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상으로 간략하게 울트라맨 시리즈와 전대물 시리즈를 살펴봄으로 특촬물의 세계라고 이름한 특촬물 전반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그러나 특촬물이라는 장르 속에는 앞서 소개한 고지라 시리즈나 가면라이더 시리즈, 그리고 울트라맨 시리즈와 전대물 시리즈 외에도 고지라 시리즈와 함께 괴수물의 양대 산맥인 다이에이사의 가메라 시리즈나 같은 토에이의 작품이자 고지라에 등장했지만 인기를 끌게 되어 독자적인 시리즈를 구축한 모스라나 라돈 등의 작품들, 우주형사 갸반으로 대표되는 메탈영웅물 혹은 우주형사물, 미소녀 가면 포와트린등의 마법소녀물과 함께 더 나아가서는 현재까지도 매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국의 ITC의 썬더버드시리즈까지 다뤄보고 싶었지만 지면관계라는 사정도 있고 해서 이쯤에서 특촬물에 대한 이야기는 끝을 낼까 한다. 특촬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가졌던 생각은 왜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하는 것일까였다.

물론 지금이라고 해서 그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은것 은 아니다. 다만 한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것에 대한 우리들의 경멸이라는 것이다 . 현재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빨리 변해가고 있다. 그러나 특촬물들은 촬영과정에 있어서 CG가 포함되고 다양한 실험이 계속되고 있지만 기본적인 한계는 직접 사람이 괴수(혹은 주인공 영웅)의 탈을 쓰고 연기한다는데 있다. 이것은 특촬물의 출발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었지만 이제는 하나의 양식화된 기법으로 정착하였다. 그것은 구식의 유치한 냄새가 나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가상의 CG로 구현된 배우들이 현실을 넘나드는 현재의 모습에서 인간적인 향취를 느끼게 하는 것이 되기도 할 것이다.

그 러나 우리에게는 그러한 구식의 방법은 존재하지 못한다. 조금이라도 선진적인 것을 도입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우리의 사고방식 속에서 지극히 원시적인 방법으로 사람이 탈을 쓰고 연기하는 모습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이었던 것이다. 군부독재 시절 새마을 운동이 한창일 때 초가집을 모두 허물고 신식으로 슬레이트 양옥집을 세운 것은 옛 것에 대한 결별의 의미하기도 하겠지만 오래된 것은 죄악으로 규정해버린 그들의 무심함 때문이었다.

위에서 제시한 것이 어긋난 비유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바라보는 우리에게서도 마찬가지의 모습이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우리에게는 최신의 작품만이 걸작으로 존재하고 있다.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하나의 것으로만 몰려가는 현실을 바라보며 생각을 의심하게 만다는 특촬물에 대한 애정을 강요하는 글을 쓴다는 것이 시대착오적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재미있는 특촬물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재미있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그러나 약간의 다양성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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