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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사실 그렇게 힘들다까지 아니지만, 일본생활이 오래되면 오래 될 수록 한국어를 못 알아먹게 되더라.


처음 일본에 유학을 와서 2년이 지났을 쯔음, 한국에서 친구들을 만났을 때 이미 인터넷 신조어들이 새로 생긴 것을 알 수 있었다.


유학시절이라 그랬을까.... 인터넷을 제대로 이용하지 않았기에 그런 신조어들을 접할 기회는 별로 없었다.


이후 취직을 하여 일본에 보금자리를 잡아갈 때에는 아예 돈이 아까워서 인터넷을 끊어버렸다.

절약하여 돈을 모으고 싶었지.

또한,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이라 일반핸드폰으로 인터넷을 쓸 생각은 엄두도 못냈다.


인터넷을 달고 스마트폰이 보급되자 나에게 찾아온 것은 정보의 바다와 함께 예전부터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과 연락처들.


연락처를 몰라도 요즘 SNS는 다녔던 학교만 같아도 이어주고 그러더라;;


그런 상황에서 오랜만의 즐거운 대화.....도 그렇지만, 대체 친구들이 뭔말을 하는 것인지 모를때도 (....)



나홀로 인터넷을 검색해야하는 시대가 온 듯 싶다.



[혼밥] 이라는 말을 듣고 나는 볶음밥의 일종인가 싶었다.

요즘은 볶음밥 종류중에 혼밥이라는 정말 맛있는 밥이 있다보다 싶었다.



구글신님께 빌어보니 혼자 밥먹는 것을 혼밥이라고 한단다.


(....) 과연!


이렇게 듣고보면 [아~] 하고 이해가 가는 이런 말들이 넘쳐흐른다.

얼마전 유행해서 지금도 잘 쓰이는 헬조선. 헬한국 등등은 처음들어도 무슨 말인지 딱 이해가 온다만, 신조어들 중에선 듣기만 해선 이해가 안가는 말들덕에 난 오늘도 또 [귀화하더니 일본인 다 됐네] 라는 소리를 듣는다.

귀화한지 몇일이나 지났다고!



그런 고로 이야기가 나온 김에 나의 혼밥이야기.



난 꽤나 오래전부터 혼밥이 가능했다(?)

블로그의 나의 어릴적이야기에도 써놨지만, 난 고등학교때부터 자취 아닌 자취를 했다.

IMF로 타격을 입은 부모님은 타지인 평택으로 일을 하러가고 난 대전의 집에서 혼자 남게 되었다.

형은 딱 그 시기에 군대를 갔다.

덕분에 난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혼자 집에서 학교를 다니고 혼자 밥해먹고 혼자 놀았어야(?) 했다

사실 누구나 다 혼자 하는 거지만

그걸 생각 하면 안된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도 아무도 없다.

당시엔 나쁘진 않았다. 공부가 뭐라고 잔소리 하는 사람도 없고, 컴퓨터를 가지고 싸우던 라이벌인 형은 군대로 피신했으니, 컴퓨터는 내 차지~!


그러나 학교가 참 좋은 학교라서 0교시부터 야간 타율 학습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학교에서 생활할 시간이 많았다.

대전대신고등학교


별을 보고 학교가고 별을 보며 집에 갔기에 평일에 혼밥을 할 기회는 전혀 없었다.

유일한게 주말. 토요일과 일요일.


학교가 정말 참 좋은 학교라서 토요일과 일요일도 타율학습을 시켜주었지만, 유일하게 주말은 오후 5~6시정도에 끝이 났던 기억이 있다.

덕분에 유일하게 주말은 내가 혼밥을 해야하는 날.


*일요일 점심은 급식이 안나와서 친구들과 같이 학교주변에서 외식을 했다.

주로 설렁탕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가끔 국밥. 보다 맛있는 외식을 하기위해서 학교 주변을 정처없이 찾아다녔다.



여하튼...

처음엔 혼자 집에서 해먹고 말았지만, 사람은 역시 자기가 한 밥만 먹고는 살 수 없는 법.

배달음식부터 시작해서 외식까지 손을 대고 말았다.

왜냐! 먹고 싶으니까!


주체하지 못하는 나의 위장은 매일매일 좀 더 맛있는 음식을 자기에게 달라고 주장하고 있었고, 난 그의 주장을 막지 못하고 결국 유혹에 빠져 허우적 대고 있었다.

매주 나는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는 혼밥을 즐겼다.

덕분에 대학교에 갈 무렵에는 키는 165센티인데 거의 100키로에 육박하는 돼지가 되어 있었지만, 난 내 스스로 살이 찐편이긴 하지만 돼지는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정도였으니, 내 착각이 얼마나 심했었는 지 (...) 와 고등학교 3년 사이에 30키로를 조금 넘게 살이 찐것을 생각하면 당연하다면 당연한 착각이었을까 (...)



시일이 흘러 대학교에 진학.

대학 학과 특성상 여성분들이 많았고, 대학교에 가서 아리따운 여성분들을 보면서 내가 진짜 돼지구나 하는 것을 일깨우게 되기까진 금방이었다.



그렇다. 인간을 필요에 의해 진화하는 존재라고 한다.

난 그렇게 혼밥이 가능한 인간으로 남들보다 빨리 진화했던 것이 아닐까 (...)

이미 고등학생 시절이란 10여년도 더 지난 이야기지만, 당시에도 혼밥이 가능했던 것은 나 뿐이었다.

지금에 와서야 슬그머니 진화를 시작하는 주변인들을 보면서 나홀로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어디 자랑할것도 아닌데!)


오히려 난 대학교에 진학하여 새로 사귄 친구들이 혼밥을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이없어했던 기억이 있다.

그땐 친구들에게 [내가 같이 먹어줄께 가자~] 라고 말하며 다시 또 내 위장의 꼬임에 넘어가곤 했었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하지만 문어발식으로 찔러보기만 해서 그런지 아니면 나의 외모와 풍채덕인지 성격탓인지 여성 동기들의 철벽수비는 하늘을 찔러서 많고 많은 여성동기들과 밥이야기를 했지만, 결국 대학교때 여성 동기중에 나와 밥을 먹어준 사람은 딱 두사람 밖에 없으니 (...) 밥만 먹었다는 게 아쉬운 점


군대에선 취사병이란 독특한 직책으로 혼밥 아닌 혼밥을 즐겼다.

대대에선 이등병때 짬이 안될때는 혼자 일하다가 고참들 다 먹으면 그때야 혼자 먹을 수 있었다.

소대에선 취사병은 병장 달아도 고생하는 넘이라면서 조금 편하게 해줘서 나름 괜찮았다. 혼밥은 없었던 기억이 있다.

또한 대대 짬되서는 혼밥은 없었고,

소대 짬되서는 오히려 얼렁뚱땅 혼밥하고 얼렁 취사장을 뛰쳐나갔던 기억이 많다 (...)


군대를 전역하고는 06학번 후배들과 학교를 다녔는 데, 이건 내가 밥을 사야할 분위기인거야 (...)

유학을 목전에 두고 있어 저금을 해둘 필요가 있던 것도 있고, 밥먹으러 가도 대학 1학년때 여성 동기와 밥만 먹었다는 점도 있어서 아싸를 자처하며 혼밥하며 다녔다.


그런 나에게 있어서 혼밥이란 정말 너무나 당연한 것이며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혼밥을 못하겠다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왔는 지, 그리고 살아가는 지 궁금하다.

조금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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