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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삼모사(朝三暮四)는 널리 알려진 고사다. 송나라때 저공(狙公)이 자신이 키우는 원숭이에게 먹이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 주겠다고 하자 화를 내므로 반대로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주겠다고 하니 원숭이들이 기뻐했다는 고사다.


*《열자》 황제편, 《장자》 제물론편에서 나온 고사성어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주나,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주나 먹이의 갯수는 똑같지만, 그걸 모르고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에만 급급하는 어리석은 상황을 묘사할 때 흔히 쓴다. 또는 잔 술수로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모습을 비유도 한다.




-현대적 해석-


그런데 엄밀히 경제학적으로 따져보면 원숭이들의 선택은 합리적이다. 왜냐하면 후자를 선택할 경우 아침에 4개 중 3개만 먹고 나머지 한 개를 저녁까지 대출해서 이자를 받게 되면 원리금이 1개 이상이 되어 저녁에 도합 4개 이상을 먹게 되기 때문이다.


즉,원숭이가 아침에 4개를 받으려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데,

  1. 이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먼저 4개를 받는 쪽이 이익이 크다.
  2. 시간이 지나면서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고려할 때, 먼저 많이 받는 쪽이 안전하다. 이를테면 아침과 저녁 사이에 저공이 완전히 도산해서 먹이를 못 준다거나...
  3. 활동하는 시간이 많은 낮에 더 많은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있다. 반대로 수면시간이 많은 밤에는 낮보다는 적은 영양소만 필요하므로 굳이 저녁을 많이 먹을 필요성은 적다. 저녁에 많이 먹으면 살찐다

저 공의 재정 상황이나 먹이 공급 상태를 고려하면, 원숭이들은 매우 현명한 선택을 했다. 다만 위의 메리트만 보고 아침에 받는 먹이의 양이 저녁 때 받는 먹이의 양에 반비례해 늘어날수록 좋다고만은 할 수 없는데 먹이를 아예 5:2나 6:1 비율로 받으면 원숭이가 폭식과 소식을 반복하지 않는다고 전제했을 때
  1. 항상 아침에 받은 먹이의 일부를 저녁을 위해 남겨두어야 하므로 남는 먹이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데에 시간이나 비용 또는 에너지가 소모되고
  2. 이미 원숭이를 위해 꺼내놓은 먹이의 질과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저공이 저장해 둔 먹이보다 현저히 떨어져있을 가능성이 짙다.

즉 원숭이에게 있어서는 매 끼마다 남는 것 없이 먹고 속이 든든할 만큼만 받는 것 또한 하나의 요건일지도 모른다는 말. 다른 시뮬레이션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변수를 다양화할수록 더 다각적으로 그리고 역시나 케바케인 구도를 바라보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데에 경제학을 적용시킨다는 것에서 잉여로움이 묻어나오는 것을 느낀다면 그것은 순전히 기분 탓 그냥 아침에 3개, 점심에 2개, 저녘에 3개를 주는게 날지도...



일단 이러한 관점에서 원숭이들이 나름 현명한 결론을 내렸다는 점을 전제하면, 위의 장자적 해석도 충분히 옳다. 저공은 인간의 입장에서 원숭이들이 합리적으로 선택할 제안을 해준 센스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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