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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보다 아들이 더 귀여웠던 시절이 끝나가고 딸이 한살이 넘어가니 점점 귀여워진다^^;;

 

흔한 여동생 성추행하는 오빠의 모습

(...)

 

이제 걸어다닌다고는 하지만, 아들에 비하면 아직 활동량이 그리 크지 못한데, 아들은 자신과 같은 수준으로 동생이 움직여주길 바라는 바람에 린은 가끔 하루의 인형이 되곤 한다ㅠ

아..불쌍..

 

 

 

사실 요즘 아들의 자폐성향이 많이 옅어졌다는 평을 많이 받는다.

어떤 분이 댓글로도 적어주셨는 데, 그냥 내비두기 아까워서 하는 포스팅 (...)

사진으로는 하루의 자폐증에 대해 잘 알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내가 쭈욱 써온 글들에 '요즘 하루가 말을 잘한다' 는 내용이 있어서 그에 따른 질문사항...

자폐성향이 있는 아이는 일반유치원에 보내도 될까? 료이쿠 유치원이 아니어도 될까?

(료이쿠 유치원 =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국공립유치원)

그런 고로 댓글을 그대로 긁어온다 (귀차니즘)

 

여하튼 결과적으로 개인적인 느낌을 말씀드리자면 료이쿠 유치원에 잘 보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막상 보내놓으니 문제점이 발생하였는데, 그게 상당히 크게 작용하였습니다
바로 먹는 것입니다

아이의 성장이야 료이쿠 유치원에 보냈기때문에 성장한건지, 아니면 원래 나이를 먹으며 시간이 지났기때문에 성장을 한건지 모르겠습니다
매일매일 말도 늘어가고 그래봤자 아이수준이지만 아이치곤 생각도 깊어져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지만 일반유치원에 갔다고 해서 지금정도의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일반 또래 아이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조금 느린부분은 있습니다 올해 만4살이 되는 나이인데도 아직 기저귀를 착용하고 있다던지 하죠. 전 이런 성장에 관한 부분은 언젠간 개선되리라 생각하기에 걱정하지도 않습니다

밥. 하루는 밥을 먹는 걸 싫어하는 아이입니다
매일 겨우겨우 간신히 먹이고 있습니다
하루종일 안먹고 배기냐. 배고프면 먹겠지 싶었지만 그래도 안먹더라고요
이런 하루가 일반유치원에 갔었다면 밥은 한숟가락도 안먹지 않았을까 하네요
하루의 클래스는 현재 교사한명당 아이 한명으로 케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거의 간신히 먹이고 있으며 여러방법을 동원해가며 밥먹일려는 방도를 모색하는 교사들의 편지가 자주 가정통신문에 기재되어 있더군요
실제로 하루가 유치원에 들어가고 나서 체중이 줄었습니다 (...) 집에서 아이를 볼때는 어떻게든 먹였으니 정상체중을 유지했는 데, 지금은 점심을 빈약하게 먹게 되니 이 현상이 일어난건데요 지금은 그부분을 중점적으로 교사들과 연계하여 대처방법을 모색중이고요

아이 열댓명당 교사 한두명밖에 없는 일반 유치원에 보냈다면 어떤일이 일어났을까요? 하루가 밥먹는 거 신경이나 써줬을지 의문입니다
저는 하루가 유치원에 들어가기전에 이부분은 신경도 안썻던지라 막상 시작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같은 예도 있습니다
막상 아이만 유치원에 보내놓으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실지도 모릅니다

부모들의 생각도 무엇을 중점을 두는 지에 따라, 그리고 아이의 성향에 따라서도 많은 관념의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많이 생각하시고 결정하신게 모두 아이를 위한 것일테고 아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하신 것일테니 자신의 결정에 후회만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면 되지않을까요?

 

 

 

하루가 자폐성향이 옅어지고 있는 이유는 뭐라 딱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여러가지 중첩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일테니.

 

아들은 2살 하고도 3개월이 지난 27개월에 간신히 한단어를 말하는 데 성공했다.

딸이 태어나기 약 두달전쯤부터 유급휴가를 취득하고, 그대로 육아휴직에 돌입한 나이기에, 모든 시간을 아들에게 할애하는 것이 가능했다.

물론, 하루가 자폐진단을 받은 것을 계기로 사장과 담판을 지은 것도 있지만 말이다.

 

덕분에 그때까지 외계어도 거의 말하지 않고 한마디 말도 안하던 하루에게 앙팡만 (한국의 호빵맨)을 주구장창 연습시켜서 간신히 말문이 트이는 기적을 보았다. 아내님은 이때 린의 출산으로 인해 입원해 있던 관계로 하루가 처음 말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

 

그 이후도 난 하루와 하루종일 같이 있으면서 육아를 했고, 행동발달사항이 조금 느리거나 너무 행동이 과격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시에서 행하는 송사리교실이라는 아동교육기간에 같이 다니게 된다.

 

시간이 지나, 올해 유치원에 입학한 하루.

정신지체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유치원인지라 유치원에서도 많은 상호작용이 있었지 않을까.

나또한 하루가 집에 오면 하루가 잘때까지 쭉 같이 시간을 보낼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도 아직 또래 아이들과 비교하면 1살~6개월정도 느리다고 한다.

그러나 조금 느린게 뭐 있나. 느리다고 해도 잘 자라고 있으면 문제가 없는 거지.

아직까지 정체되어 있다면 오히려 눈물날것같다.

이렇게까지 노력을 하는 데도 하루가 알아주지 않는 다는 식으로 나 자신이 자기비하를 했을지도 모른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점점 늘어나는 하루의 모습을 보고 딸을 보면 (...)

이제 갓 한살을 넘은 14개월이라는 스펙(?)에 벌써 말길을 알아먹고 정말 가끔은 제대로 된 발음으로 말을 하기도 한다.

이 정도 수준은 하루가 2살하고도 6개월~8개월때에 일어났던 현상이다.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오라고 하는 것.

아빠 / 혹은 엄마에게 물건을 전달해달라고 하는 것.

 

무리없이 소화해내고 있는 딸이다.

자식들을 비교하면 안된다고들 말하지만, 자폐성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정말 극심하다.

딸과 같은 나이때 말길은 못 알아먹고 몸은 커져가지고 힘만 쎄져가는 아들과 상반되게 딸의 육아가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다.

이것이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차이로 보는 것도 있지만, 자폐성향이 있는 지 , 없는지의 차이도 있을것이다.

 

정말 자폐성향의 아이를 키우는 분들은 존경해야한다.

남들보다 몇배이상 육아를 힘들게 하시는 분들이다.

 

 

예전에 난 몰랐다.

뉴스에 정신지체 장애인이 장난삼아 살인을 저질렀다느니 갓난아기를 건물 창밖에 내던졌다느니 하는 내용을 보면서, 인터넷 여론은 장애인이라 죄를 물을수 없다면 장애인을 잘 관리못한 그 부모 책임이라고 하는 말을 보면서 나도 그렇게 생각만 했었다. 정신지체 장애인을 혼자 방치한 부모는 대체 뭐냐는 식의 글들.

그러나 실제로 내가 하루의 육아를 해보니 알겠다.

24시간동안 아이와 항상 같이 있으면서 항상 모든일을 할수는 없다는 것을.

어느정도는 가능하다고 해도 - 밥준비할때나 장보고 계산할때, 아이가 아니라 내가 감기등에 걸려 병원갔을때등등

피치못할 때가 있다. 아이에게 잠깐 눈을 떼고 마는 그런 시간.

물론 부모 둘이 아이를 같이 볼수있다면 그런 홀로 방치하는 시간을 제로로 만들수 있지만, 아이를 키우는 데 돈벌러 나가지도 않고 그게 가능한가...

 

 

예전에는 심한 자폐증이 아니고서야 그냥 개인의 개성으로 보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서 얼렁얼렁 자폐진단을 내리며, 그것을 개성으로 보지않는다.

그 이유는 아이를 위해서라고.

나조차 하루의 자폐진단을 듣고 하루와 있는 시간을 늘리며, 치료방법이라며 하루와 같이 노는 방법을 배웠다.

그 결과가 지금으로 이어져 있는 것일까. 자폐성향이 나날로 옅어지고 있는 것을 본다.

개인의 개성이 아니라 [자폐증입니다] 라고 확실히 말해주었기 떄문에 육아에 더 신경을 쓰게되는 것.

일부로 조금이라도 의심가면 자폐진단을 내려버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아이와 있는 시간을 늘리고 지금보다 좀더 아이를 위해서 살아달라고 하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꼭 자폐진단이 나왔더라도 걱정만 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단, 이런말을 한다고 해서 이 적신호를 안이하게 괜찮다고 해석하지는 말라고.

 

유아 자폐증은 유아기에 특별한 관심을 보내는 것으로 점차 개선이 가능하기에 이런 상황이 온것을 기억하자.

 

평생 무협지와 판타지소설 이외에 책이라곤 읽어본적도 없을정도로 책과 담벼락을 쌓고 사는 나인데, 아들이 자폐증이란 소리를 듣고 유아자폐증 관련 서적을 몇권을 읽었는 지 모르겠다.

인터넷 정보보다는 책이 아무래도 신뢰가 가기에 도서관에 가서 빌려 읽었고 전문기관과 병원등에서 상담도 몇번이나 진행했다.

지금에 와서야 책이나 상담이나 내용은 거의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것을 느끼지만, 당시에는 그냥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라.

 

그러한 나의 노력이 있었고,

아들이 나이를 먹고 성장했다는 것이 있고,

료이쿠 유치원에 보냈다는 것이 있다.

 

복합적인 이유로 자폐성향이 점점 옅어지고 있는 것일터이다. 완전히 개선되지 않았기에 또래 아이들보다 느리다곤 하지만, 내가 여기서 멈추진 않는다. 그것이면 충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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